제6장(完) 달빛 아래, 두 사람만의 소나타

가요제 이후, 밤은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축하와 환호의 시간들이 지나고, 모든 것이 평온을 되찾은 저택의 창문 너머로 달빛이 가득 쏟아졌다.

코코아는 여느 때처럼 카뮤의 저택에 있었다. 익숙한 향기, 조용한 공기. 그 속에서 그녀는 피아노 앞에 앉아, 오늘도 건반 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는 카뮤가 조용히 첼로를 꺼내는 모습을 보았다.

“…오늘은 연주할 기분이군.”

그의 낮고 조용한 말투.
코코아는 살며시 웃으며 건반 위에 손을 얹었다.

“저도요. 오늘은, 말보다 음악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의 손끝에서 부드러운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따뜻하고 잔잔한 밤의 멜로디. 카뮤는 그 곡에 천천히 첼로의 숨결을 얹었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마치 서로의 숨소리를 듣듯이.
하지만 곧, 두 악기의 소리는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피아노의 밝은 음은 마치 달빛 같았고, 첼로의 낮은 음은 밤하늘을 감싸는 오로라 같았다.
두 사람의 마음은 선율 속에서 천천히 녹아 하나가 되어갔다.

음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감정을 담고 있었다.
떨렸던 첫 만남, 다가갈 수 없던 시간들, 서로를 알아가는 긴 여정.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온기.

코코아는 눈을 감고 연주에 집중했다.
그녀의 온 마음이 손끝으로 흘렀다.

카뮤 역시 고개를 숙인 채 첼로의 활을 움직였다.
그의 단단했던 마음은 지금, 음악 속에서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연주가 끝났을 때,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긴 침묵 속에서, 말없이 미소 짓는 얼굴.

“지금, 당신이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에요.”

코코아의 말에, 카뮤는 조용히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그의 손끝이 닿는 순간, 그녀는 따뜻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너의 곡이… 나를 여기에 있게 했어.”

그는 낮게 속삭이며, 피아노 옆 의자에 앉은 그녀의 손을 천천히 잡았다.
그 손엔 작은 떨림이 있었지만, 더 이상 두려움은 없었다.

달빛이 두 사람을 감싸고 있었다.
말보다 진한 감정, 음악보다 깊은 온기.

오늘 밤, 그들은 말없이 사랑을 연주했다.
그리고 그것은—
세상의 어떤 멜로디보다 완벽한,
두 사람만의 소나타였다.